AI 제품을 7년간 설계한 필자가 chat·voice·agentic AI가 UX 디자인의 제1원리를 다시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30년간 디자인의 답은 '화면'(메뉴·모달·버튼)이었지만, 이제 사용자는 소프트웨어에 말을 걸고, 작업을 위임하고, 심지어 배경에서 이미 처리돼 아예 상호작용하지 않는다고 본다. 2025년 기준 73%의 기업이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쓰지만, 챗봇은 만능이 아니라 '의미를 협상해야 할 때만' 맞는 모달리티라고 선을 긋는다.
30년간 UX의 답은 명확했다. 화면을 설계하는 것 — 메뉴, 모달, 버튼, 캐러셀을 배치하고 정보를 위계로 조직하고 상태 간 흐름을 그렸다. 데스크톱 은유(창·폴더·파일)가 공통 어휘를 줬고 그 위에 한 분야가 세워졌다. 필자는 이 전제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서로 닮지 않은 여러 방언으로 쪼개지고 있다고 본다.
사용자는 이제 소프트웨어에 말을 걸고(chat), 작업을 위임하고(agentic), 배경에서 이미 처리돼 아예 상호작용하지 않기도 한다. 화면은 여전히 있지만 더는 주된 표면이 아니다. 2022년엔 자연어 명령을 제품에 입력해 본 사람이 드물었지만 2025년엔 73%의 기업이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고객 접점에 쓴다. 텍스트 상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되는 UI 요소가 됐다.
다만 필자는 챗봇 만능론을 경계한다. Erika Hall의 『Conversational Design』을 인용해, 대화는 시스템이 사용자와 '의미를 협상해야 할 때'만 맞는 선택이며 사용자가 이미 원하는 바를 알 때는 오히려 나쁜 UX라고 짚는다. 화면이라는 단일 계약이 흔들리는 지금, 디자이너의 과제는 어떤 의도에 어떤 모달리티를 붙일지 판단하는 일로 옮겨간다.